물의 기억을 담는 병
깨끗함을 강조할수록 물이 가벼워졌다. 그래서 반대로 갔다.
- 클라이언트
- 섬유수
- 역할
- 브랜드 아이덴티티 · 패키지
- 연도
- 2028
01
관찰
생수 진열대 앞에서 사흘을 보냈다. 스무 개 넘는 브랜드가 전부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맑다, 깨끗하다, 깊다. 라벨을 가리면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문제는 물이 아니라 언어였다. 깨끗함은 최저 조건이지 차별점이 아닌데, 모두가 최저 조건을 자랑하고 있었다.


02
벗기기
수원지 사진, 물방울, 청량한 파랑을 전부 버렸다. 남은 것은 병 자체의 무게와 손에 닿는 감촉뿐이었다.
라벨을 절반으로 줄이자 병 너머로 물이 보였다. 정보를 덜어내니 물질이 드러났다.


03
펼치기
지층을 닮은 가로선 하나를 라벨의 유일한 그래픽으로 삼았다. 물이 지나온 시간을 그리는 대신 표시했다.
색은 물의 파랑이 아니라 암반의 회녹색으로 갔다. 진열대에서 유일하게 파랗지 않은 병이 되었다.
정한 규칙
- 라벨은 병 높이의 40%를 넘지 않는다
- 그래픽은 지층선 하나로 제한한다
- 파랑 계열은 쓰지 않는다
- 물성을 가리는 후가공을 하지 않는다
깨끗함은 최저 조건이지 차별점이 아니다.
결과
17→1
파랑 아닌 병
40%
라벨 면적 축소
3일
진열대 관찰
버린 방향
수원지 항공사진을 라벨 전면에 쓰는 안. 아름다웠지만 다른 생수 열 개와 같은 말이었다.
브랜드 디자인
장상은
사진
스튜디오 그레인
다음 작업
읽다 만 책을 위한 앱